원웨이티켓스튜디오의 좀비 익스트랙션 슈터
고립된 빌딩에서 수직적으로 조여오는 긴장감
국산 신작 좀비 익스트랙션(탈출) 게임 ‘미드나잇 워커스(The Midnight Walkers)’가 지난 22일부터 첫 글로벌 공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개발사인 원웨이티켓스튜디오는 매드엔진의 개발 자회사다. 최근 매드엔진이 위메이드맥스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미드나잇 워커스는 위메이드 진영의 핵심 차기작으로 분류됐다.
첫 테스트는 순항 중이다. 테스트 신청자만 1만명에 달하며,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수백명의 글로벌 동시 접속자를 유지하고 있어 매치 메이킹에 어려움이 없다.
큰 마케팅 없이 입소문으로만 국내외 게이머들을 모객했다는 점은 분명 눈에 띄는 성과다. 송광호 원웨이티켓스튜디오 대표 등 개발진들은 공식 디스코드에서 국내외 게이머들과 소통하며 부지런하게 피드백을 수렴하고 있다.
이번 테스트는 27일 자정까지 이어지며 스팀 계정을 보유한 게이머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미드나잇 워커스에는 ‘어썰터’, ‘크로우’, ‘트랩퍼’, ‘바텐더’ 등 4개의 클래스가 존재한다. 클래스별로 기본 능력치 및 무기 종류가 다르며 기술 역시 가지각색이다.
좀비의 종류가 상당히 다양하다. 헬멧을 착용한 이 좀비는 F를 연타해야 탈출할 수 있는 특수 공격을 가하는데 난도 조절이 필요해 보였다.
지난 8월 열린 게임스컴을 취재하던 당시 미드나잇 워커스를 미리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직접 시연은 불가능했으나 독특한 콘셉트가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이번에 게임을 플레이해 보니 그때의 기대감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미드나잇 워커스의 주 무대는 층마다 다양한 테마를 지닌 복합 빌딩이다. 이용자는 층을 오가면서 마주치는 좀비들과 다른 게이머들을 처치하고 빌딩에서 탈출해야만 한다.
게임에 들어서면 무작위로 시작 층이 결정되고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날 때마다 층이 폐쇄된다. 여타 익스트랙션 게임들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수평적으로 활동 반경이 좁아진다면, 미드나잇 워커스는 수직적인 압박감으로 게이머들을 몰아세운다.
또 다른 좀비 익스트랙션 신작인 넥슨 ‘낙원: 더 파라다이스’의 경우 광할한 맵에서 지형지물을 활용해 좀비를 최대한 피해가는 것이 유리했는데, 미드나잇 워커스는 빌딩이라는 맵 특성상 공간이 상당히 좁기 때문에 전투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잦다.
등장하는 좀비들의 종류와 공격 패턴도 가지각색이다. 기본적으로 좀비가 제법 쏠쏠한 아이템들도 주기 때문에, 컨트롤에 자신이 있다면 좀비를 적극적으로 처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다양한 액티브 스킬을 갖춘 클래스 시스템도 눈길을 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기존 ‘어썰터’, ‘크로우’, ‘트랩퍼’ 외에 팀의 에너지 부스팅을 돕는 신규 클래스 ‘바텐더’까지 체험해볼 수 있다.
미드나잇 워커스는 여러 층으로 나뉘어있는 빌딩에서 탈출해야 하는 게임이다. 층을 이동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엘리베이터와 계단이 있다.
알파 테스트라 난도를 조절했는지 파밍 자체는 타 익스트랙션 게임 대비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희귀 등급까지의 장비나 보물은 제법 쉽게 획득할 수 있다.
미드나잇 워커스를 플레이하며 느꼈던 건 익스트랙션 장르에 좀비물이 상당히 잘 어울린다는 점이다. 좁은 공간 내 제한적인 시야에서 오는 긴장감이 매우 좋았고, 이는 좀비가 아닌 다른 게이머들과 마주칠 때 극대화됐다.
손맛도 빼어났다. 삽과 도끼 같은 묵직한 둔기부터 활과 총 등 원거리 장비까지 무기의 종류가 다양했다. 무기별로 사거리는 물론 수직 베기·찌르기 등 공격 방식도 상이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숙련도에 따라 회피·점프·앉기 등을 섞어가며 현란하게 전투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층을 오가는 방법으로는 두 가지가 있는데 계단과 엘리베이터다. 게임 콘셉트을 처음 들었을 때는 엘리베이터를 통해 다양한 변수가 만들어지리라 생각했는데, 정작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니 엘리베이터는 그렇게 메리트가 없는 이동 수단이었고 점점 계단만을 활용하게 됐다.
또 짧은 테스트이다 보니 의도적으로 설정한 것일 수도 있겠으나 고등급 아이템 파밍이 타 익스트랙션 게임들보다 쉬웠다. 무엇보다 일반 좀비들도 희귀 등급 아이템을 심심찮게 줬고, 재화도 쉽게 모을 수 있어 상점이나 경매장 등에서 장비를 맞추는 게 어렵지 않았다.
총평하자면 좀비 게임으로서의 본연적인 재미는 훌륭할 정도로 잘 구현됐는데, 익스트랙션 요소들은 수치적인 밸런스 조절이 필요해 보였다.
다만 이는 테스트를 거치며 충분히 보완 가능한 겉가지들이다. 미드나잇 워커스가 갖고 있는 코어 게임성은 분명 개성 있고 탄탄하기까지 했다. 잘 다듬기만 한다면 ‘다크 앤 다커’ 이후 시들해진 익스트랙션 시장에 또 한 번 불씨를 지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